STORY
사실 나이가 들면 설레는 일이 줄어든다. 내가 먹어봤던 음식, 내가 아는 맛, 내가 입어본 옷, 내가 가본 곳 등등 더 이상 새로움이 주는 감흥을 찾는 게 쉽지 않다. 그래서 그럴까? 조금이라도 나의 심장박동을 빠르게 해주는 이벤트가 있다면 앞뒤 가리지 않게 되었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개봉했다. 이미 아는 내용이지만 아는 내용이 더 재미있는 법이다. 치킨도 아는 맛이 더 맛있는 것처럼 말이다. 암튼 영화의 감흥을 이어가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가 더현대서울에서 열린다고 해서 주말에 갈 시간만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그런지 첫날부터 사람들이 엄청나게 몰렸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일부 주위 아재들이 포기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미안한 얘기지만 이분들은 슬램덩크 다시 보고 와야 한다. 포기하는 순간, 시합은 종료니까. 포기를 모르는 남자 정대만을 좋아한다면 포기하지 말고 다녀오자. 오픈런 웨이팅 해보니 생각보다 할 만했으니까 말이다.
더현대서울 오픈런도 경험이 쌓이니까 어떻게 하면 되는지 감이 생긴다. 10시 30분에 백화점이 오픈한다고 해서 10시 30분에 가면 안 된다. 최소 30분 전에는 입구에 도착을 해서 웨이팅을 해야 하는 것. 집에서 늦장 부리다가 살짝 늦어서 10시 5분에 도착을 했는데, 대기번호가 벌써 332번이었다.
332번. 포기할 숫자는 아니다. 왜냐하면 뉴진스 팝업스토어 때는 대기 번호가 500번대였기 때문이다. 300번 대면 나름 기다릴만한 것이었다. 웨이팅을 미리 한 사람들은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로 들어갔고, 웨이팅을 한 사람들은 외벽에서 사진을 찍거나 다른 매장 구경을 하러 갔다.
나는 1시 7분에 내 차례가 되었다는 카톡을 받았다. 10시 5분에 웨이팅을 걸었으니까 3시간 만에 입장을 하게 된 것이다.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를 갈 분들은 웨이팅 하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을 해야 한다. 나는 마뗑킴, 예일 x 나이스웨더 팝업스토어 구경을 했고, 라까예에서 식사를 했고, 수퍼말차에서 차를 마셨다. 이렇게 해도 시간이 남아서 블로그에 글도 하나 썼다. 그랬더니 3시간이 지나가더라.
드디어 입장.
팝업스토어 내 인원을 통제하기 때문에 쾌적한 환경에서 쇼핑을 할 수 있다. 공간은 크게 ‘컬래버레이션 존’과 ‘굿즈 존’으로 나누어진다. 입구 앞에 있는 존은 컬래버레이션 존. 입구에는 더 퍼스트 슬램덩크 팝업스토어의 판매 아이템 – 골프 관련 아이템, 여행, 오피스 아이템, 지갑 등과 의류를 소개한다.